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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9ㅣ너나들이ㅣ깨북ㅣ21.04.10

나와 멀지 않은 환경 이야기: 안인 화력 발전소

상영작

청어들ㅣ최승철ㅣ21분34초ㅣ2021ㅣ다큐멘터리

일시 : 2021. 04.10 (토) 19시

모더레이터 : 생태전환마을내일 협동조합(지현탁)

녹취 :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

장소 :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


<청어들> 최승철 감독, 지현탁 모더레이터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큐멘터리 재밌게 보셨나요? 너나들이 상영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모더레이터를 맡은 생태전환마을내일 협동조합의 지현탁이라고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생태전환마을 내일에 대해서 잠깐 소개해드릴게요. 저희는 기후 위기와 쓰레기 문제를 공동체적으로 해결해보고자 다양한 캠페인이나 교육 활동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강릉역 근처 용지각에서 내일상회라는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상영회 다과로 저희가 비건 쿠키도 준비했습니다. 앞에 무무님과 곰토리님 잠깐 손 들어주세요, 이 두 분이 열심히 만들어 주셨습니다. (관객박수) 이 쿠키에 대한 비밀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오늘 저희가 영화를 보고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텐데 고민을 하다가 최대한 전기를 쓰지 않는 방식으로 쿠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로푸드RAW FOOD: 불로 가열하지 않은 음식) 자연건조로 만들었고 많은 분들이 돌아가실 때 듬뿍듬뿍 가져가셔서 많이 맛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시민과 예술가들의 안인 화력발전소 반대 퍼포먼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청어들>을 감상하셨습니다. 최승철 감독님 모시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관객박수) 감독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승철 강릉에서 영상작업하고 있는 최승철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이 프로젝트를 기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듣고 싶은데요. 기록 팀으로 참여하고 다큐가 제작됐던 배경까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승철 어떤 한 분이 서울에서 이런 가면을 쓴 퍼포먼스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을 데려와서 함께 뭔가를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어요. 저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생각은 없었고 이걸 왜 하지 이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은데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고요. 일단 그냥 별생각 없이 담아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전 미팅에서 서울 팀들 하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당신 어차피 카메라를 드니 제대로 좀 해보자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할 테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서 일이 조금씩 커져버린 거죠. 그러면서 기획도 나중에 조금씩 살이 붙으면서 진행이 된 겁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퍼포먼스 관련해서 저희한테 처음 제안해 주신 분이 있는데 오늘 참석하지 못하셔서 조금 아쉽네요. 나중에 한번 그분을 통해서 제작 배경과 제안 배경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정책 등 깊고 넓은 이슈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정보 제공보다는 참여자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퍼포먼스 자체에 집중하는 영상이라고 생각됩니다. 프로젝트의 취지나 석탄화력발전소 이슈에 대해 전혀 모르는 관객들은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공동기획자들도 청어 가면을 쓴 다른 인터뷰 이들과 다를 바 없이 등장하고, 참가자들 인터뷰 사이사이에 기획의도를 설명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연출한 이유가 있을까요? 최승철 설명을 드리면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하면서 기획이 좀 붙었던 것들도 있었고, 제가 영상 작업하면서 봐 온건 누구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잡아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태들이 많았고 그 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바뀐다든지 주인공이 뭔가를 바꿔나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우리 옆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아까 인터뷰 영상에서도 뒤에서 막 바느질하고 키득키득 웃고 하는 모두가 만들어 내는 것임을 다 아는 건데 왜 꼭 누구 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라는 의구심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하고 인터뷰를 나누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 옆에서 같이 움직이고 있으니 ‘누구 한 사람이 한 건 아닙니다.’라고 저는 암시를 계속 주고 싶었어요. 근데 그렇게 해보니까 실제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고요. 그러니까 또 전달이 잘 안된다 이런 이야기가 좀 있긴 했는데 어쨌든 누구 한 사람을 잡아서 가고 싶지는 않았다는 기획의도가 하나 있었고.. 그다음에 죄송한데 뭐였죠? (웃음) 까먹었다, 생각나면 더 말하겠습니다. (웃음)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딱딱한 자리가 아니니까요. (웃음) 영상 제작자 같은 경우에는 현장을 뷰파인더로 계속 지켜보잖아요. 그런데 이게 말씀하신 대로 직접 뭔가 퍼포먼서로 참여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이 안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위치에서 서 있게 되는데요. 관찰자로써 준비 과정부터 쭉 전체를 찍어왔을 때, 또 편집하면서까지 통틀어서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으시면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승철 사실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막상 뭔가 임팩트 있게 확 다가오는 건 없었는데, 이걸 계속 재편집을 하면서 느낀 건 마지막 장면이 사실은.. 좀 아이러니 하긴 한데 그렇게 우리가 춤추고 놀았는데 아무 일이 없었어요.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뭐 하나 기사 나간 게 전혀 없었다는 게 참 아이러니했어요. 그런데 다시 이렇게 또 모여서 이야기 나눈다는 게.(웃음) 그리고 제가 처음에 가졌던 의구심. 차라리 피켓 들지, 차라리 시청 한번 찾아가지 피켓 들고.. 그러면 좀 더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나? 왜 이렇게 누가 알아봐 주지도 않는 거 사람들 그냥 모아다가 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지라는 생각도 사실은 있었고요. 그런 것이 있었는데 좀 긴 시간을 지켜보면서 ‘아 이건 참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면을 썼을 때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시위가 아니라 재밌게 올 수 있는 또 다른 새로운 형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고맙습니다. 영상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이 나오잖아요. 이 다큐는 청어로 크레딧이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기획하신 의도가 있었을까요?

<청어들> 엔딩 크레딧

최승철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일반적인 크레딧이 마치 누가 좀 더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져서 그 직책들은 웬만하면 다 뺐고 원래 크레딧은 이것보다 더 길었어요. 5분 정도가 되는데 이름 한 사람 한 사람이 화면을 막 돌아다녀요, 계속 물고기처럼. 그러다가 크게 쫙 나오는 거였는데 너무 길어서 참여한 사람들은 재밌게 보는데 제3자들은 지루할 수 있겠다 싶어서 앞부분은 들어냈습니다. 다 같이, 다들 청어고, 다 같이 하나씩 함께 했다는 의미로 만들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그럼 감독판으로 한 번 더 길게 나오는 걸 보여주시면…(관객 웃음) 네, 벌써 질문 여섯 번까지 왔네요. 조금 빠른 것 같나요? (관객웃음) 아니면 잘 가고 있나요? 관객일동 네!(관객웃음)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빠른 것 같으면 말씀해 주세요. 천천히 가도록 하겠습니다.(관객웃음) 저희가 지역에서 계속 자주 뵙기도 하고 미디어 활동도 계속하시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미디어 활동가들이 시의성 있는 현장을 기록하는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에도 몇 차례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형의 현장에서 어떤 순간을 담는 일이라는 점에서 <청어들>과도 맥이 닿아있는 것 같아요. <미디어로 행동하라>의 작업이나 <청어들> 등 나의 작업물이 어떻게 쓰이기를 바라는가요? 최승철 처음 시작은 이마리오 감독의 소개로 삼척 원자력발전소 반대 운동 촬영을 시작으로 밀양, 제주 등을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처음의 취지는 무조건 공유였어요. 나는 촬영하는 기술만 가지고 있고 사람들을 찍었고, 내가 찍은 이 소스들을 올려놓으면 누구나 쉽게 공유를 하고 누구라도 이걸 가지고 영상을 만들 수 있게끔. 내가 편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편집을 하고, 그 영상에 음악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넣고. 그렇게 하자라는 지지가 있어서 <청어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떻게든 공유를 하자. 많이 알리자는 취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그런 취지에서 청어들은 어떻게 평가하시죠, 공유가 잘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최승철 공유는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근데 이게 처음부터 확실하게 기획해서 나온 장면들이 아니다 보니까 급하게 막 군데군데 찍던 것도 있고, 포커스가 나간 것도 있고 혹은 음질이 좀 안 좋은 것도 있어서 그런 것들이 아쉽다는 생각은 좀 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저도 아까 뒤에서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 ‘우리가 찍은 걸 환경 영화제에 제출하자.’ 그래서 이런 소식들도 전국으로 공유하고 강릉에서도 이렇게 퍼포먼스를 하는 시민 그룹이 있으니까 전국으로 좀 돌아다니면, 말씀하신 대로 공유가 잘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걸 한번 고민해서 선택을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요? 최승철 그래서 원래는 일 끝나고 나서 얘기했던 건 ‘웹상에 플랫폼 하나를 만들자.’ 그래서 우리가 만들었던 영상도 계속 올리고. 나왔던 아이디어 중 하나가 길에서 가면을 쓰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원래 취지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우리가 이렇게 모였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는데 부족한 면이 있어서 그럼 그냥 플랫폼에 가면 쓴 모습을 휴대폰으로 각자 찍어서 올리고 그게 수가 많아지면 좀 더 우리가 쉽게 알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까지는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고맙습니다. 여기서 이제 관객과의 타임을 잠깐 가지려고 하는데요. 다큐를 보시고 감독님한테 궁금했던 것들이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안 하실 거 같긴 한데.. (관객웃음)

지현탁 모더레이터

관객 01 잘 봤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이 다큐는 익명으로 진행되는데 혹시 사람 얼굴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좀 더 길게 촬영하는 게 가능한 건지 좀 궁금했어요. 그리고 가면이라는 익명성이 있잖아요. 그것의 주된 이유 같은 게 좀 궁금했습니다. 최승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누구 한 사람이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영화 속 처음 인터뷰어로 나왔던 분이 실제로 처음 인터뷰했던 분이었는데, 그분이 했던 말이 가면 뒤에 있으니까 너무 편하다고 했는데 그 말을 딱 듣는 순간 ‘아 그래 이걸로 가자, 무조건 가면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다 찍고 나서, 처음 편집할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두 번째 편집할 때 보니까 얼굴 나오는 장면들을 다 빼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좀 했어요. 관객 02 저는 오늘 상영회를 처음 와봤는데요. 그리고 우연히 안인 화력발전소도 오늘 처음 가봤어요. 저도 강릉에 온 지 2년 조금 넘었는데, 사실 저도 안인에 화력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고 제 주변을 보면 강릉에서 산 지 얼마 안 된 분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늘도 기사를 검색해봤는데 일단 시민들이 무관심한 거. 그리고 두 번째는 이게 아직 가동이 안 됐잖아요. 그러니까 그 피해를 직접적으로 못 느끼고 있다는 거 그다음에 세 번째로 어촌계 지역 사람들은 보상을 이미.. 물론 지금 뭐 때문에 보상을 못 받는다는 뉴스도 봤는데 아무튼 이게 그 발전소 지역의 사람들만의 문제인가? 생각했어요. 저희 집은 대관령 쪽인데도 실제로 가동이 되면 공기가 오염이 돼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느낄 것 같고 이게 강릉 시민 전체의 문제인데, 왜 그 사람들만 보상을 받고 그 사람들이 결정을 하는 건지. 공기는 떠도는 거잖아요. 제가 화력발전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드는 생각들이 자신의 현실이나 경제적인 논리로 너무 코앞에 것만 보지 뭐 기후 위기라던가 미래 세대들을 대하는 그런 고민이 전혀 없는 것 같아서 그런 생각들을 오늘 좀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관객 03 제가 한 2년 전 시청 측 관계자에게 물어봤어요. 강릉 하면 공기가 좋은 이미지로 사람들이 오는 건데 이걸 정말 만들면 공기오염이 너무 심해질 텐데 이걸 왜 허락을 하냐? 그랬더니 거기에서는 ‘이미 그런 건 다 준비를 했고 지금 뭐 첨단 식으로 준비를 해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라고 시민이 물어보면 다 그런 식으로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근데 막상 지금 뚜껑 열어보면 어떻게 될지는 또 모르는 거니까, 그러면 확실하게 시스템을 갖춘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할 건지 그것까지 오픈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정말 믿을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오픈을 하라고 얘기를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 저도 오늘 처음 봤는데 저런 퍼포먼스를 한 것조차도 몰랐었거든요. 좀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할 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촬영했던 곳 중에 승마장이 있었는데 좀 아쉬웠던 건,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곳에서도 하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길을 가다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러면 홍보가 더 됐을 텐데 너무 외진 곳에서 하다 보니까 저도 오늘 처음 봤어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 좀 오픈을 해서 다음번에는 공개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웃음) 지현탁(모더레이터) 고맙습니다, 원래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거든요. 뒤에 더 질문을 하고 나서 이런 얘기들도 쭉 더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영화를 보고 이 자리를 통해서 이후에 말씀하신 대로 어떻게 더 알릴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또 같이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여기 계신 분 중에 이날 당일 참여를 했다거나 아니면 가면을 만드신 분도 계십니다. 관객 04 저요.(웃음)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당시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관객 04 처음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성희 작가님께서 물고기 가면을 만들고 퍼포먼스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물고기 가면? 너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퍼포먼스에 참여를 했어요. 저도 강릉에서 계속 살았지만 안인 화력발전소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이 없었던 편이었는데, 퍼포먼스를 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듣고 ‘아 이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하지만 이미 짓기 시작한 이 화력발전소를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결과적으론 그래도 많이 뿌듯했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오랜만에 나누면서 저도 다시 그때 생각이 나서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또 알게 되셨으면 좋겠어요. 지현탁(모더레이터) 고맙습니다. 좋네요, 분위기가. 뭐든 해야 될 것 같아요. 계속 이 호응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너나들이 상영회 현장

관객 05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난 건데 오늘도 뉴스 보면 일본이 오염수를 최대한 깨끗하게 정화해서 방출하겠다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출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단 말이에요. 화력발전소 같은 경우도 진행하는 관공서나 관계자들도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투입됐고 건물도 많이 올라가고 해서 이제 그것을 멈출 수는 없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그들이 약속한,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화를 해서 내보낸다는 그 부분에 대해서 강릉시민들이 힘을 모아 계속 압력을 넣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쪽으로 방향을 가져가서 힘을 모으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고맙습니다. 지금 간단하게 강릉(안인)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현황을 공유를 해드리면 작년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 선언을 했는데요, 기후 위기에 대응하자는 국제사회의 협약과 압박으로 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앞으로 더 이상 석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신규 추진되면 석탄화력발전소 몇 곳은 전면 재검토 대상이 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안인 화력발전소는 공사 진행률이 현재 50%가 넘어가서 이번 2050탄소 중립 제로 계획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인 화력발전소는 2023년 완공이 되고, 삼척의 포스코가 짓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2024년에 준공이 된다고 합니다. 탄소제로 계획에 따르면 2030년에는 탄소 배출량을 20% 낮추고, 2040년이면 50%까지 감축한다고 하는데, 20년 내에 사용하지 않는 석탄발전소를 짓는 건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건설에 들어간 매몰비용(약 1조)를 이유로 중단 대상에서 빗겨 나 공사는 강행되고 있지만, 정작 지어져도 제대로 가동하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정부나 기업은 탄소중립 선언을 하였으나 감축 계획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이 상황이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알아보니 2.1GWh(기가와트) 급의 화력발전소가 지어지면 일 년간 온실가스 1282만 톤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이 양은 2017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1.8%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고, 기후 위기를 현재보다 더 심화시키는 상황입니다. 환경 문제에 대한 비용은 사회가, 국가가,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누구를 위하여 지어야 하는 건가 의문이 듭니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강릉의 안인 해변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삼척 맹방해변 역시 침식이 심해져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선 지금 전국적으로 시민사회단체나 환경단체에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안인 공사현장에는 공사장 작업자분께서 사고로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죠.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현장 조사를 해보면 다수의 안전부실, 위반의 정황들이 발견되어서 점검과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은 물론 안전과 노동 인권도 문제가 많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말씀하신 대로 실제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계속 함께 고민을 하면서 가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객 06 조금 덧붙여도 될까요? 제가 2017년도에 석탄화력 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던 걸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그때 당시 강릉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었는데요. 강릉시에서 얘기했던 거는 1호기, 2호기 두 기를 짓는데 1040㎿ 급 두 기를 짓는다고 했었거든요. 그리고 삼성물산이라는 얘기는 하지도 않았고 강릉 에코파워라고 했었고, 제가 발전 유형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화력발전소도 그때 당시에는 신재생에너지라던가 쓰레기를 태워서 하는 열 발전소 얘기도 나오던 시기였기 때문에 물어봤는데 거기에 대해서 강릉시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제가 물어보지도 않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되게 자세히 알려주었는데요. 그때 당시 강릉시의 답변에 의하면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에 특별 지원금이 5년 동안 800억이 내려온대요. 그리고 기본 지원금이 매년 약 25억 원, 지방세 수익으로 건설 기간 중에 취득세로만 1,000억 원, 기타 지방세가 74억이 들어온다 그리고 운영 기간 중 자원 시설세, 재산부 법인세 등이 매년 460억이 들어올 것이다 이러면서 이렇게 좋은데 뭔데 그런 거를 알고 싶어 하느냐 정체가 뭐냐 계속 그런 걸 물어봤었어요. 제가 물어봤던 거는 답변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기사를 찾아봤더니 그 특별기금과 상생기금이 1,564억이 내려왔는데 그중에서 930억 이면 거의 50% 넘는 돈을 뭐에다 쓰냐? 도로포장, 남북 간 어르신 문화센터, 해상 케이블 카, 모노레일 건설 사업을 추진할 것이고 스피드 스케이트장 인근에 500억을 들여서 컨벤션 센터를 짓고, 스피드 스케이트장을 전시실로 한 리노베이션을 129억 원을 들여서 짓는대요. 그러니까 그 특별한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강릉시의 환경 발전에 쓴다는 건 순 뻥이고 이런 거대한 쓰레기들을 짓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정말 우리가 궁금해하기만 하지 말고 정확하게 그런 것을 아는 시민들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상세한 정보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늘 끝나고 나서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작게라도 하면 좋겠는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내가 말한 것에 대해서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관객웃음)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객 이 영화(청어들)는 유튜브에 공개하실 예정인가요?

<청어들> 최승철감독

최승철 네, 나온 사람들과 같이 만든 사람들이 동의하면 전혀 상관없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지금은 아직 올라와 있진 않네요? 인디하우스 인디하우스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인데요,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되는 형태의 다큐 라면 꼭 저희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도 널리 공유하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상영회처럼 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어떤 하나의 매개가 되는 영화로 사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상회 쪽이나 아니면 다른 곳에서도 이런 다큐들을 수시로 같이 보고 이야기하고 공론화하는 자리를 만들면 좋은 다큐의 역할을 해내는 것 같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유튜브에 올리시면 안내 문자 부탁드리겠습니다.(관객웃음) 관객 인디하우스는 어떤 곳인가요? 인디하우스 인디하우스는 지역 내에서 이제 영화를 만들고, 만들어진 영화로 지역에서 상영회를 기획하고 지역 관객들과 만나는 역할들을 합니다. 관객 그러면 인디하우스 유튜브 홈페이지에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홍보하기에도 수월할 것 같고!(관객웃음) 관객 혹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상영회를 하거나 이런 기회는 없으셨나요? 최승철 네 아직까지는 없었고, 앞으로 그 역할은 인디하우스에서 많이 할 것 같습니다. (관객웃음) 학교는 미디어 교육자로 선생님들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때 웬만하면 정부나 서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 혹은 기존에 있던 작품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근데 사실 소개는 안됐지만 지역에도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을 다룬 재밌는 작품들이 많아요. 지역 작품 위주로 학교에서 상영하고 그 상영 비용을 지역에 있는 감독들한테 다시 돌려주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어서 아마 앞으로는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을 많이 활용할 것 같긴 해요. 관객 07 제가 아까 유튜브 말씀드린 게.. 제가 학교에 있는데 학교 수업 활용할 때 가장 많이 쓰는 게 유튜브예요. 그래서 만약 학교에 홍보가 필요하시면 도와드릴 수 있고요. 교사들이 정보를 몰라서 그렇지 환경이나 생태 교육을 이미 하고 있고, 기후 위기에 대한 교육이 요즘의 대세 이슈가 되어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공유만 되면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 같아요. 지현탁(모더레이터) 감사합니다, 할 일이 많아지겠지만 꼭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관객웃음) 우선은 이렇게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작년에는 <씨네마실> 프로젝트로 지역에서 만든 영화로 계속 시민들과 만나는 작업을 했고 <너나들이>를 통해선 환경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이런 프로그램들이, 말씀하신 대로 학교나 중간지원조직이나 경로당까지 가서 어르신들이랑 같이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네요.

<청어들> 스틸컷

관객 08 영화 보고 우리도 퍼포먼스 한번같이 해보자, 청어 말고 다른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이러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다시 그걸 또 촬영하고 그것이 공유가 되고.. 이런 식으로 굴러가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도 되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 싸이 강남 스타일도 시민들이 따라 해서 퍼졌던 것처럼 강릉에서 시민들이 함께 하면 좋겠어요. 이게 우리 모두의 일상과 관련이 된 건데 우리의 인식을 한 번씩 재밌게 건드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퍼포먼스 했던 것처럼 이벤트 형식으로 하면 재미있을 것 같고 내일상회나 생태전환마을내일 협동조합에서 먼저 시작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관객웃음) 지현탁(모더레이터) 이런 데서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 그랬는데.. (관객웃음) 저희가 강릉에서 쭉 살고 싶어 하는 한은 계속 이 고민을 가지고 가야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관객 09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정치하고 싶으신 분은 없으신가요? 문화예술에 발을 담그고 계신 분들은 세상에 문제를 가장 기민하게 포착할 줄 아시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땅에 살아가는 한 그냥 단순히 창작을 한다고 해결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창작을 해서 관객들에게, 시민들에게 가치를 전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우리가 포착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면 행정가가 돼 건 아니면 정치가가 돼서 그 정책들을 감독하고 예산을 책정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지만 실질적인 해결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문제를 포착하고 잘 이해할 줄 아시는 분들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잘 들었습니다. 저는 뭔가 정치와 나의 생활이 같이 가고 있다고 배워본 적도 없고 체험해본 적도 되게 짧은데, 저도 강릉 살면서 지역사회에서 그런 것이 중요한 걸 많이 느꼈거든요. 생태 시장을 뽑아본다든지 기후 위기를 우선순위로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지역사회에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관객 10 저는 강릉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거든요. 공기가 좋아서 왔는데 이 다큐멘터리로 뭔가 배신당한 느낌.(관객웃음) 다시 멀리 도망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지금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전기를 많이 써서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전기를 쓰기 때문에 만들어야 하는데, 원자력 안 된다고 하니 남은 것이 이제 화력발전소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요, 결국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전기 사용을 줄여야 원자력 발전소도 안 만들 거고 화력발전소도 안 만들 것인데 그런 면에서 사실 저는 내일 협동조합에 굉장히 큰 기대를 하고 있어요. 기후 위기 또는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해서 소비자원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게 전환 운동의 어떤 핵심이라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전기 사용을 줄이고 전기가 필요 없어지고 다 생태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면 정치인들도 당연히 시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건 이제 전기 사용을 줄이는 거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력을 가지게 된다면 저는 전기세를 대폭 올렸으면 좋겠어요. 이게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전기 사용량을 줄이자 말은 하지만 잘 안 줄이거든요. 그런데 전기 값이 오르면 기업들도 대체 에너지 쪽으로 방법들을 찾지 않을까? 기업은 자신들에게 가장 경제적으로 이익이 있는 방법으로 움직일 테니까. 그래서 전기세를 올리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관객 11 전기세 같은 경우는 민간 업체 측은, 포스코라든지 삼성물산이 발전소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올라갈 거예요. 왜냐하면 그 건설되는 비용의 충당금을 전기세를 올려서 받을 수 있게 했기 때문에 100% 올라갈 것입니다. 관객 12 각성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늘 있어서 소중함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지현탁(모더레이터) 환경세라는 이야기도 나왔었어요. 정치권에서도 환경세를 포함해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고.. 기업이 쓰는 전기세는 엄청 쌉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개인이 실천해서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좋고 안 쓰는 것도 제일 중요하지만 지금 기업이 쓰는 전기량이 너무 싸게 측정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기업에게 받은 세금으로 다시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어떤 기반을 만들어야 된다고 얘기는 하고 있는데 이게 더뎌요. 정치력도 중요하고 개인들 또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네, 정말 제가 생각하는 대로 분위기가 잘 흘러가고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관객웃음) 관객 13 사실 저희가 화력발전소 반대 퍼포먼스를 할 때 저희는 홍보를 한다고 개개인이 알고 있는 모든 채널의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 등 모든 활동가들이 그렇게 발로 뛰고 온라인으로도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간에 그 얘기를 듣지조차 못한 시민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면 책임감도 느끼고 그리고 좀 더 열심히 했어야 됐나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채널이 시민들이 가까이 근접할 수 있는 것과 또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이 한 사람이나 어느 단체에서 그치지 않고 모아질 수 있는 역할을 꼭 내일 협동조합에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채널이 만들어진다거나 아니면 감독님 말씀하셨던 그런 창구가 생겼을 때 모두가 다 내 일처럼 나서서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고, 현탁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지금 삼성물산은 더 이상 석탄 화력 발전을 건설하지도 않고 투자도 받지 않겠다고 본인들이 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안인과 베트남에는 짓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계속 감시하고 계속 반대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내가 이 책임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채널이 빨리 만들어져서 이런 마음들이 모아지면 좋겠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혼나는 거 아니야?(관객웃음) 정말 좋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고 편안하게 얘기와 의견을 주셔서 잘 진행되고 있는 거 같아요. 저 역시 당일 성게로 함께 참여했는데요, 눈앞이 보이지 않는 멍게 속에서 마치 화력발전소라는 벽을 눈앞에 맞닥뜨린 것처럼 답답했습니다. 근데 이거라도 시작하자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즐거웠어요. 가면도 쓰고 퍼포먼스 하고. 제가 시민활동을 했을 때도 피켓 들고 서명운동을 했는데 이런 운동의 방식이 좀 더 나아가서 퍼포먼스 형태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이런 것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감독님한테 질문드리겠는데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영상 작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최승철 서핑도 찍다가 말았고, 제가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아보리스트(Arborist) 라고 하는 게 있는데 다른 일하느라 그것도 좀 찍다가 말았고.. (웃음) 이것저것 건드린 건 많긴 해요. 그런 것을 주워 담아야 되는 일이 남았는데 열심히 해야죠.. (관객웃음) 자신은 없어요.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커서.(웃음) 그리고 가슴 아픈 건데 솔직하게 제가 배운 대로 말씀드리면 나무를 가지치기로 천천히 죽이고 있는 거예요, 우리가. 저는 벚나무가 아름다운 줄 몰랐는데 파리의 나무들은 어마 무시하게 크더라고요. 왜 우리나라랑 다르지? 종이 다른 가 했더니 알고 보니 가지치기해서 그래요. 그러니까 내가 관리하기 편하기 위해 계속 나무의 머리를 자르는 거죠. 그러면 이 아이들은 천천히 죽어요. 나무가 그냥 확 죽어버리면 내가 잘못했네,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말할 건데 몇 십 년 동안 천천히 죽어가니까 모르는 거예요. 원래 저런가 보다 생각을 하는 거죠. 나무에 옹이 치는 것도 가지치기를 잘못해서 생기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썩어들어 속으로 숨어들어가고 천천히 얘가 부러져요. 3년, 4년 지나면 썩었구나 하고 툭 잘라버리는데요. 대부분 다 이런 식인데 정말 너무나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거기에 꽂혀가지고 너무 화가 나서 3년간 나무 관리하시는 분을 쫓아다녀서 찍어 놓은 것이 있는데 이걸 빨리 정리하고 싶네요. 지현탁(모더레이터) 내일상회가 있는 용지각 앞에도 상징 같은 버드나무가 있었는데요, 어느 날 말씀하신 대로 그냥 관리한다고 다 잘랐더군요. 네, 마지막으로 오늘 어떠셨는지(웃음) 참가 소감 나눠주세요. 최승철 저는 좋다고 얘기하겠습니다.(웃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이런 형태의 소소하게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큰 극장에서 훅 보고 나왔을 때 스스로 느낀 게 그냥 흘러가 버렸지만 지금은 좀 세밀해지고 주제부터 시작해서 세부적으로 나누어져요. 볼 수 있는 공간도 극장이라고 하는 틀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형태가 앞으로도 많아지면 좋겠어요. 스마트폰을 찍었던 그런 것 상관없이 누구든지 이 앞에서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리고 다시 한번 제 취지를 말하자면 누구 한 사람이 다 해서 만들었다는 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 영상만이라도. 서로 나누지 않고 이런 취지의 기획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지현탁(모더레이터) 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꼭 환경영화제에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참여했던 사람들이 전국으로 불려 다니면서 당시의 이야기들을 전파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하나의 문화적 활동으로. 인디하우스에서도 좀 신경 써주세요. (웃음) 최승철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관객박수) 지현탁(모더레이터) 약속하신 거죠? 감사합니다. (관객웃음)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고요. 이 질문지는 저희 구성원들이 같이 영화를 보고 준비한 질문들이에요. 마지막에 읽어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지난 3월 25일,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 선언대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선언대회 제목은 "삼척 석탄발전 백지화 없이는 탄소중립도 없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을 이 거대한 탄소 제조기가 탄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시대적 절박함에, 탄소중립을 선언한 정부는 응답을 마땅히 답을 해야겠지요. 안인에, 강문에 지어진다고 하니 멀게만 느껴졌지만 중앙초등학교에서도 발전소가 보인다고 합니다. 미래의 시민들에게 나눠줄 유산이 석탄화력발전소, 개발로 파괴된 자연환경이라는 것에 지금의 세대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청어 퍼포먼스를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했고, 오늘 여러분들과 청어들 다큐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며, 또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오늘 제안해 주신 내용과 의견을 모아서 무엇이라도 하는 자리를 또 만들어봐야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참여자분, 감독님, 모두 감사드리고요. 서로를 위해 박수를 한번 쳐주세요. (박수) 그리고 막간 광고를 하자면, 5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날 저녁이면 깨북과 핫핑크돌핀스 강원지부, 내일 협동조합이 협업해서 ‘바다와 생태감수성’을 주제로 재미난 워크샵과 생태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이곳, 깨북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많이 기대해 주시고요. 다들 도망가지 마시고 지금처럼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관객웃음) 지난달 상영회 마무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저도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다음 <너나들이> 상영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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